폰테크 술에 취하고 풍류에 취하다···가을엔 안동, 이 맛이 안동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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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0-12 02:28 조회17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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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 선비의 절반이 거주하던 영남에서도 특히 ‘선비의 고장’으로 불린 안동 사대부 집안에 술 향이 가득한 날은 제삿날이었다. 제례에 올릴 술을 담그는 날에는 몸가짐까지 반듯해야 했다. 발효된 술을 증류해 한 방울씩 모아 만드는 증류주는 귀할 수밖에 없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빚은 술은 조상을 받드는 데 쓰이고, 손님을 대접하는 접빈의 미덕으로 이어졌다. 이 봉제사접빈객 전통은 오늘날 안동소주의 역사와 품격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1200년 전 신라 시대에 증류 기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예부터 가양주라 하여 제사나 손님 접대에 술을 직접 빚어 올렸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가양주를 금지해 명맥이 끊길 뻔했고, 1960년대에는 먹을 쌀조차 부족해 술 빚기가 주춤했습니다. 그러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계기로 전통주 발굴이 본격화되면서 안동소주가 문화재로 지정됐지요.”
안동에는 현재 9개의 안동소주 브랜드가 있다. 이 가운데 ‘민속주 안동소주’는 ‘조옥화 소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장 한가운데 자리한 박물관은 조옥화 명인의 전통 안동소주의 복원 성과를 상징한다. 조 명인은 1987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으며, 2020년 별세 후에는 아들 김연박 명인이 뒤를 이었다. 김 명인은 “1990년만 해도 새벽부터 소주를 사기 위해 줄을 섰고, 국수 장수와 빵 장수까지 몰려들 정도였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는 “술맛을 좌우하는 것은 누룩”이라 강조한다. 특허청에 등록된 누룩 성분을 자랑하는 이는 화학과 출신 아내 배경화씨다. 명인과 무형문화재 부부는 방문객들과 누룩 틀 밟기 체험을 능숙하게 진행하며, 투어 말미에는 직접 빚은 소주 시음을 제공한다.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자연 숙성시킨 술을 소줏고리(증류기)에서 증류해 “맛과 향이 가장 좋은” 45도에 증류를 마치는 소주는 알싸하고 스파이시한 풍미를 내 한식과 훌륭한 궁합을 이룬다. “술과 음식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하는 만큼 이 박물관에서는 전통 음식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다. 1999년 4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내한 당시 일가가 준비했던 생일상을 재현해 놓은 기록도 둘러볼 수 있다.
“옛날에는 소줏고리가 마을에 한두 개 있을까 말까 했는데, 값으로 치면 쌀 네 가마니에 해당할 정도로 비쌌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양조장 ‘명인 안동소주’의 박찬관 대표는 소줏고리에 막걸리 상태의 술을 넣고 증류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명인 안동소주는 일반적인 2단 담금 대신 3단 담금, 감압식 증류 방식을 적용해 누룩 향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같은 안동소주라도 제조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풍미가 나는 점이 흥미롭다.
양조장을 일군 이는 반남 박씨 25대손이자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제6호 박재서 명인이다. 현재는 아들 박 대표와 손자 박춘우 본부장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전시관에는 누룩방 재현 공간부터 각지의 소주와 다양한 소줏고리까지 가득해 ‘소주 마니아의 아지트’를 방불케 했다.
“이 투명한 술을 눈으로 먼저 음미한 뒤, 흔들어서 향을 맡아봅시다. 그리고 입술을 한번 적셔보세요. 달짝지근함은 쌀의 단맛이에요. 그다음 술 한 모금을 3초 정도 물고 있다가 천천히 삼키면서 코로 숨을 내쉬어보세요. 뜨뜻한 온기가 착 내려가면서 코로 향이 싹 나오죠?”
시음 코너에서는 21도, 35도, 45도 소주를 맛볼 수 있었다. 오전 9시에 45도 소주를 마시는 것은 모험 같았지만, 박 대표의 설명을 따라 음미하니 진지한 실험처럼 느껴졌다. 소줏고리에서 막 내린 78도 소주도 접할 수 있었는데, 입술에 닿자마자 마법처럼 짙은 향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어 박 본부장이 45도 안동소주로 하이볼을 만드는 클래스를 진행했다. 얼음을 넣은 잔에 소주와 탄산수, 레몬 슬라이스를 섞고, 블루 퀴라소 시럽을 더하면 청량한 파란색 칵테일이 완성된다. “전통을 지키되 젊은 세대와 연결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박 본부장은 오크통 숙성 등 안동소주의 고도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도포 자락 휘날리며 방문객을 맞은 박민재 대표의 ‘브랜드관 잔잔’에서도 명인 안동소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체험할 수 있다. 검은콩 두유와 캐러멜 시럽이 들어가는 ‘안동 한량’, 보리차와 재스민 시럽을 더한 ‘솥’이 제공됐다. 장독대를 닮은 플레이팅과 불 쇼 퍼포먼스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종가에서 전수한 북어보풀음 안주와 함께 ‘안동 하입보이’ ‘안동 사워’ 같은 자체 개발 칵테일 6종이 절찬리 판매 중이다. 금·토·일 주말만 운영하지만,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NFT를 활용한 소개 자료 제작, 추억 사진 라벨링 이벤트 등 안동대 출신 20대 청년 창업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안동소주 양조장을 돌다 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맛을 발견하는 동시에 소주의 역사까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맹개마을의 ‘진맥소주’는 1540년대 조리서 <수운잡방>을 비롯한 고문헌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소주 제조법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술이다. 주정을 물에 타 감미료를 첨가한 희석식 소주가 98%를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 직접 파종해 수확한 밀을 토굴에서 숙성해 만든 증류식 소주의 가치는 클 수밖에 없다.
18년 전 이곳에 정착한 박성호 대표는 편리한 다리 건설 대신 징검다리를 이용하고 태양광 전기를 에너지 삼고 술지게미를 거름으로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그는 “지속 가능한 술과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1540년 이후 사라졌던 소주가 500년 뒤에도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술을 빚는다”고 말했다.
밀소주 제조 과정을 설명한 박 대표는 방문객을 메밀밭으로 이끌었다. 와이너리 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떼루아’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초여름 황금 물결을 이뤘던 3만평 밀밭을 지금은 하얀 메밀꽃이 채우고 있다. 산악지역이지만 낙동강 덕분에 비옥한 안동에서는 밀이 잘 자란다.
상압증류 방식을 채택한 진맥소주 술도가에서 또 중요한 곳이 숙성실이다. 배우 김태희씨의 해외 진출작으로 화제가 된 아마존프라임 드라마 <버터플라이> 촬영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공기 중 알코올 농도가 2%쯤 된다는 토굴 숙성실의 항아리와 오크통에서 소주가 맛을 쌓고 있었다. 박 대표는 숙성을 “맛과 향이 제대로 되고, 술이 단정한 모습이 되는 과정”으로 비유했다. 오크통 숙성 소주는 국내뿐만 아니라 뉴욕, 런던 등 미쉐린 레스토랑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양조장 투어를 하며 진맥소주 맛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 시음회의 첫 주자인 22도 소주는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페어링 안주로 나온 안동 사과와 백김치를 얹은 문어숙회가 술맛을 배가시켰다. “밀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맹개술도가의 시그니처 40도를 머금자 통밀의 풍부한 향과 맛이 혀를 감쌌다. 한입 크기로 나온 안동찜닭과 합이 좋았다. 위스키 마니아들이 선호한다는 53도에서는 묵직한 단맛이 났다. 탕국을 재해석한 국물 요리와 유기농 깻잎을 곁들인 돔베고기까지 더하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안동포의 고장 금소마을에서는 이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대마 차로 손님을 맞았다. ‘전통리조트 구름에’의 김점희 셰프가 안동찜닭과 함께 시중에서 접하기 힘든 가양주 페어링을 선보였다. 의성김씨 문중에 전해오는 <온주법>의 레시피로 만든 ‘안동 황금쥬’는 시트러스 향이 산뜻했고, ‘노송주’는 배추전과 조화로웠다. 소주라는 같은 장르로 묶였지만 원료나 증류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풍미를 낸다는 걸, 다양한 시음 체험을 통해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가양주로 안동을 소개한다”는 김 셰프로부터 맛있는 술 이야기를 들으며 분주히 젓가락을 옮겼다. 금소마을은 올해 3월 대규모 산불 피해를 극복하고 ‘촌캉스’ 프로그램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방문객들은 안동포의 원료가 되는 대마밭을 둘러보고, 안동포 짜기 시연과 장인들의 노동요 베틀가를 감상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임하양조 윤강호 대표의 안내에 따라 누룩과 고두밥을 주물러 만든 막걸리 통을 고이 안고 상행선 기차에 올랐다. 일주일 뒤 보글보글 술 익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안동의 넉넉한 인심과 극진한 정성을 떠올렸다. 입안에 침이 고였다.
이 안동 투어는 코레일관광개발의 1박 2일 프리미엄 여행상품 ‘안동 더 다이닝’으로 즐길 수 있다. ‘2025 K-미식 전통주 벨트’ 사업의 하나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다섯 잔의 코스로 구성된다. 종가 상차림(맞이의 잔), 병산서원과 선성수상길 산책(풍류의 잔), 명인 안동소주 견학, 맹개마을 밀소주와 안주 페어링(깊이의 잔), 금소마을 가양주 체험과 막걸리 만들기(머무는 잔), 그리고 안동 디저트(기억의 잔)까지 이어진다. 오는 10월24·31일, 11월14·21일 총 네 차례 진행되며, 농림축산식품부와 안동시 지원으로 1인 25만2000원에 판매된다. 왕복 열차료, 연계 차량비, 입장료, 식사, 전통주 체험료, 조식 푸드박스, 기념 굿즈가 포함된 가격이다. 예약은 코레일관광개발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지난 10월1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했다.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후’가 정부 부처 이름에 들어갔다.
부처 출범 전부터 찬반양론이 많았다. 찬성하는 쪽에선 기후 대응, 에너지 전환, 환경 규제를 한 부처에서 조율하면 이해상충을 줄일 수 있다는 점과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늦지 않게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반대 진영에선 이해상충이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서로 싸우느라 일이 제때 진행이 안 되고 결국 둘 다 제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영국·프랑스가 에너지와 기후 부서를 합쳤다가 곧 원상 복귀한 것을 실패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파리협정이 체결된 지 10년이 지났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이 채택한 파리협정은 기업 경영을 넘어 국가의 성장 전략에도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최우선 가치로 인식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어 우리나라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있다. 성장과 환경 문제가 충돌하는 대신 조화를 이뤄 환경을 개선하는 것 역시 성장의 한 축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번에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기존의 이질적인 두 조직(산업부와 환경부)이 일부 합쳐진 형태다. 이러한 시도가 진정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공 위해선 전력시장 개방 필수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두 가지 필요조건은 전력시장 개방과 배출권거래제 정상화이고,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은 출범 후 첫 장관의 현실 파악 역량과 시장 활용 능력이다.
전력시장 개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여기서 개방이란 민영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기 ‘요금’을 전기 ‘가격’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중요해지기 전까지는 기존의 경제급전 중심의 전력공급 체계가 나름대로 효율성이 있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지역 편재성·간헐성·변동성을 가지고 있어 전기 가격을 매개로 실시간 수급조절이 필요하다. 정부의 가격 규제로 한국전력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쌓였고, 민간 투자의 경제성 확보가 불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가 송배전 제약으로 버려지고, 소비자 역시 아무 선택권 없이 주어진 가격체계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전력산업 개혁의 핵심인 탈탄소화, 지역분산화, 디지털화는 실시간 전기 가격을 매개로 진행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관련 신산업 성장도 유발될 수 있다. 전력시장을 개방한 나라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활용되고 있다. 기존 사업 확장,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 기존 산업 사이의 융합 등을 통해서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에너지 부문에 접목해 전력 계통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에너지 플랫폼을 구현하고 운영하는 엔테크(En-Tech) 기업들도 급부상하고 있다.
새 조직의 성공을 위한 두 번째 필요조건은 배출권거래제 정상화다. 국내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된 지 벌써 10년이 흘러 현재 제4기 배출권거래제(2026~2030년) 시행을 앞두고 있고, 배출권 할당의 전제가 되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확정이 임박해 있다.
배출권 가격은 탄소배출 기업뿐만 아니라 저탄소 기술 스타트업 등 탄소 감축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는 신성장 산업에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적은 배출권 유상 할당이 그 이유라는 주장도 있으나, 유상 할당을 확대하더라도 그 대상이 소수에 집중되면 과점 보유자의 집단 행위로 인한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유·무상 할당 대상을 구분하는 기준을 업종이 아니라 ‘기업’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탄소 누출을 우려해 업종별 동일한 잣대로 보호한다는 취지가 산업 전체의 위기를 촉진할 수도 있다. 최근 산업 전체가 위기에 처한 모 산업에 기업별 유상 할당이 도입되었더라면 지금쯤 일부 기업은 오히려 상대적 경쟁 우위에 있었을 것이다.
유명무실 배출권거래제 정상화도
마지막으로 장관의 높은 현장 이해도가 요구된다. 지난 9월26일 산업부문 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토론회에서 김성환 장관은 “문재인 정권 때 수소환원제철 100만t 규모의 연구·개발(R&D) 사업을 하도록 계획을 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기한도 3년 늦춰지고 규모도 30만t으로 축소돼 아쉽다”고 했다.
철강 생산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원제를 기존의 코크스에서 수소로 바꿔야 하는데, 이 전환이 상업성을 갖는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사용하는 환원제인 코크스는 1700년쯤부터 퍼지기 시작했으니 인류가 철강 환원제를 목탄에서 코크스로 바뀌는 데 2000년이 걸린 셈이다. 용광로의 용량을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인류가 처음으로 연산 100만t 규모의 용광로를 운용하기까지는 250년이 걸렸다. 1973년 가동한 우리나라 첫 용광로도 연산 103만t이었다. 마찬가지로 포스코가 1995년 도입한 코렉스(COREX) 기술은 20년을 시도했지만 60만t 규모에서 좌절됐고, 문제점을 극복한 파이넥스(FINEX)는 60만t에서 200만t으로 키우는 데 20년이 걸렸다. 파이넥스 역시 용량 확대는 2007년 준공된 3호기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환원제가 모두 석탄이었다. 이 환원제를 그린수소로 변경해서 최소 200만t 규모로 키우는 것이 가능할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는 전 세계 아무도 장담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용광로 안에서 철광석(Fe2O3)의 산소(O2)는 석탄(C)을 만나 이산화탄소(CO2)가 되어 발열을 하지만, 수소(H2)를 만나면 물(H2O)이 되어 흡열을 한다. 용광로 내부의 온도·기압·송풍 조합이 근본적으로 바뀌기에 이제껏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영역이다.
이러한 난관들을 극복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초대 장관의 명확한 현실 인식과 복잡한 문제일수록 시장 원리를 활용하는 능력이 너무나도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더불어 폼팩터(외형) 혁신이 한창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자사 폴더블폰 브랜드인 갤럭시 Z 시리즈 중 가장 얇은 폴더블폰인 ‘Z폴드7’을 내놨고, 연내에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애플은 지난달 두께 5.6㎜ 아이폰 에어를 선보인 데 이어 내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폰을 출시한 화웨이를 비롯해 비보, 아너 등 중국 업체들도 폴더블폰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 기준 스마트폰 브랜드별 점유율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9%로 1위, 애플이 18%로 2위를 차지하고, 샤오미(14%), 오포·비보(각 8%)가 뒤를 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중국 업체들이 바짝 쫓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어떤 구도일까요. 가까운 중국과 일본은 어떨까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각국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브랜드별 점유율 자료를 기반으로 살펴봅니다.
■한국은 ‘외산폰의 무덤’···애플만 빼고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매우 높습니다. 지난해 판매량 기준 삼성전자 점유율은 73%에 달했습니다. 애플은 26%를 차지했고, 기타 브랜드는 1%에 그쳤습니다.
이런 구도는 2021년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철수 직전 해인 2020년 LG전자 점유율은 13% 수준이었습니다. 토종 휴대폰 제조사는 삼성전자만 남았습니다.
젊은층의 아이폰 선호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초 전국 만 18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986명에게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를 물었더니 삼성전자 72%, 애플 24%, 이외 브랜드 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8~29세에선 애플이 60%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30대에서는 애플·삼성 각축, 40대 이상에서는 삼성이 대세(50·60대 90% 내외)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갤럭시는 ‘아재폰’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보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긴 합니다. 18~29세의 갤럭시 사용 비중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상반기 40%로 6%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면 40대 아이폰 이용자는 12%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AI와 폼팩터를 무기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판도가 주목됩니다.
한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중국 샤오미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샤오미는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T 프로’를 포함한 8종 신제품을 공개하며 처음으로 한국을 글로벌 1차 출시국에 포함했습니다.
■로컬 브랜드가 장악한 중국
중국은 비보, 화웨이, 샤오미, 아너, 오포(그래프에선 기타에 포함) 등 로컬 브랜드가 강세입니다. 지난해 판매량 기준 점유율 1위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 비보(18%)였습니다.
비보는 2009년 설립된 중국 전자업체 BBK그룹 산하 브랜드로, 오포와는 ‘형제 기업’입니다. 두 브랜드는 중국의 중소 도시를 위주로 한 유통망 공략, 스타 마케팅 등을 통해 입지를 넓혔습니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외국 브랜드는 애플입니다. 한때 20%대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토종 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내려앉았습니다. 미·중 갈등 심화로 반미 감정이 확산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국 제품 선호를 뜻하는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이 불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자국 스마트폰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국 업체들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하는 데서 나아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터라 중국에서 애플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은 ‘아이폰’ 사랑
일본은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애플은 판매량 기준 49%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스마트폰 도입 초기 아이폰을 독점 출시한 통신사 소프트뱅크가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다른 통신사들도 아이폰을 취급하면서 아이폰이 빠르게 확산했다고 합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스마트폰의 표준으로 받아들인 셈이지요.
일본 도쿄에 사는 일본인 A씨(30)는 기자에게 “긴 세월 아이폰을 써왔기 때문에 아이폰에서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것이 귀찮다. 그래서 그대로 아이폰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 B씨(33)는 “처음 쓴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라 다른 건 잘 쓸 수 없을 것 같아 계속 아이폰만 쓰고 있다. 일본 사람은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아이폰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선 출시되지 않는 구글 픽셀폰, 현지 기업인 샤프·소니가 애플의 뒤를 잇고 있지만, 애플의 아성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저가형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샤오미, 오포, 샤프, FCNT와 같은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에 일본은 한때 스마트폰에서 삼성’ 로고를 빼고 판매할 정도로 공략이 어려운 시장입니다. 올해는 갤럭시 S25와 Z폴드7가 판매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해 점유율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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